수의는 염습할 때 시신에 입히는 옷을 말한다.
이러한 수의로 삼베를 전통적으로 사용해 온 이유는 무엇일까? 정확한 연구자료는 없지만, 일설에 의하면
신라의 마지막왕인 경순왕이 고려에 항복하자 마의태자가 나라를 빼앗긴 설움에 당시 서민들이 즐겨입던
누런 삼베의 누더기 옷을 입은 채 금강산으로 들어갔으며 이러한 마음을 이어받아 죽은 사람에 대한 애도의
표시로 삼베수의를 입었다는 말도 있다.
요즘에는 삼베수의에 대하여 과학적으로 접근하려는 노력들이 많다.
즉 삼베수의가 어떠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고자 하는 것이다.
삼베는 다음과 같은 효능을 지니고 있다.
① 삼베는 다른 직물보다 뛰어난 수분흡수력과 배출력을 갖고 있다.
② 향균기능은 물론 항독기능까지 가지고 있다.
③ 자외선을 차단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상기와 같은 역활을 하기때문에 우리 선조들은 삼베수의를 사용하여 고인의 시신을 잡균 및 잡충으로부터
깨끗이 보호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이것이 전통으로 계속이어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여하튼 삼베수의는 우리 선조들의 지혜는 물론 조상들에 대한 애틋한 정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수의하면 삼베가 떠오르는데, 이는 수의용 직물로 삼베가 많이 쓰이기 때문이다.
수의로 쓰이는 직물에는 사실 삼베(대마) 외에도 , 명주(실크), 모시(저마)도 쓰인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대중적으로 삼베를 많이 쓰기에 삼베를 중심으로 수의에 대해 소개한다.
1. 수의용 직물로 삼베가 오늘날까지 사용되고 있는 이유?
오늘날까지 우리에게 삼베직물이 수의용 직물로 사용되게 된 것은 935년 신라의 마지막 왕인 경순왕의
아들 마의태자가 나라를 빼앗긴 설움에 당시 서민들이 즐겨 입던 누런 삼베의 누더기 옷을 입은 채
개골산(皆骨山 - 지금의 금강산)으로 들어가 나오지 않자 이에 우리의 조상들은 상(喪)을 당했을 때
삼베옷을 입고 망자(亡者)에 대한 애도의 뜻을 표하는 상복(喪服)의 풍습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2. 윤달에 수의를 준비하는 이유?
오늘날 4년마다 반복되는 윤년(閏年) 윤달에 살아계신 부모님에게 미리 수의를 준비해 두는 것은 윤달은
공(空)달이기 때문에 그 달에는 무엇을 하든지 아무런 탈이 없는 달이라 하는 풍습이 전해 내려오기 때문이며
또한 윤년 윤달에 부모님의 수의를 미리 준비해두면 우선 부모님은 건강하게 장수하고 또 자손이 번창하여
복을 받게 된다는 믿음이 전해 내려오기 때문이라고 한다.
윤달 그리고 윤달 수의
閏月은 태음력(太陰曆)에서 19년 동안 7번의 윤달을 넣어 책력(冊曆)과 계절(季節)을 일치시켰는데,윤월(閏月),
윤삭(閏朔), 윤여(閏餘) 등으로 불립니다. 태양력과 태음력 사이의 시간의 차이를 맞추기 위하여 3~4년마다
태음력에 추가로 1개월(27일~29일)씩을 넣는 바 추가 월이 들어있는 해를 윤년 이라 합니다.
추가로 들어가는 달(月)을 윤달이라 하며 이 달은 음(陰)의 달로써 손재(損財)등이 없는 기간으로 어떠한
행사(이장(移葬),결혼,이사)도 부담 없이 치룹니다. 특히 평소에 꺼려했던 험한 행사를 할 수 있는 기간,
즉 덤으로 있는 달이기 때문에 일진(日辰)과 관계가 없습니다.
윤달은 일년 중 한 달이 가외로 더 있는 달이기에 모든 일에 부정(不淨)을 탄다거나 액(厄)이 끼이지
않는 달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그래서 주로 집안의 수리나 이사(移徙)를 하기도 하고, 특히 혼례(婚禮)를
올리는 날로 잡거나 집안 어른의 수의(壽衣)를 만들어 놓으면 좋다 합니다.
3. 삼베를 수의로 사용한 이유?
우리의 조상들은 장례 때 왜 이 누런 삼베만을 수의용으로 고집하셨을까 ? 아마도 우리조상들은 우리가 미쳐
모르고 있었던 삼베고유의 향균기능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즉, 삼베를 수의용으로 사용한 시신은 삼베의 이런 특성 때문에 시신의 뼈가 땅속에서도 썩지 않고 건조되어
누런 황골(黃骨)로 발견된다고 하며 이는 서양에서 발견되어지는 미이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항균기능을 이유로 우리 조상님들은 부엌에서 삼베행주를 사용하거나, 생선을 건조할 때
삼베포로 덮어 놓는다든지, 된장이나 고추장 항아리 안에 삼베포로 덮어두는 등 이를 생활에 잘 활용해 왔다.
◆ 수의(壽衣)에 쓰이던 옷감
원래 수의(壽 衣)는 생전에 입던 예복(禮服)과 똑같이 만들어 입었기 때문에 굳이 어떤 옷감이 좋다거나
나쁘다 하는 기준은 없었다. 특히 화학섬유가 발명되기 전에는 모든 섬유가 잘 썩는 자연 섬유이었기 때문에
평상시 사용하던 옷감으로 수의(壽衣)를 했었다.
문헌에는"수의로 쓰였던 옷감으로는 공단(貢緞), 나단(羅緞), 명주(明紬), 능(綾)초, 은조사(銀條紗), 생고사(生庫紗),
삼베, 모시, 마 등을 사용했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빨리 썩는 것이 좋다고 하여 민가(民家)에서는 모시(苧麻)나
마포를 많이 사용한다."라고 되어 있다.
여기서 말하는 빨리 썩는다는 의의는 시신의 육탈과정과 비슷한 시기에 수의 자체도 삭아 없어져야 좋다는 말이다.
오래된 무덤에서 간혹 출토되는 수의(壽衣)를 보면 이 뜻을 잘 알 수 있다. 특히 사대부 집안 이상의 부와 권세가 있는
문중의 무덤에서 출토되는 수의(壽 衣)의 옷감을 보면 대부분 명주 또는 모시(苧麻)로 만들어져 있다.
모시(苧麻)로 수의(壽衣)를 하면 자손이 어떠니 저떠니하며 삼베로만 수의(壽衣)를 만들어야 되는 것으로 홍보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얄팍한 상술에 불과한 전혀 근거없는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값이 저렴해 수의 제품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 전통으로 볼 때 모시베를 수의로 사용하면 자손의 머리가 희어지고 유골이 검게 변한다는
유래가 있어 수의로는 금기시 되어오는 섬유이다.)
마(麻)직물의 좋고 나쁨을 논하자면 대마(大麻)나 저마(苧麻)보다 아마(Linen)가 재배역사가 가장 오래되었다.
아마는 생산량과 품질이 가장 우수한 마(麻)직물이다. 로마시대의 옷감은 대부분이 아마 직물 이었다. 예수님의
성의(聖衣)도 아마(Linen)직물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생산력이 발달하여 명주가 생산되고 다른 종류의 섬유들이 많이 생산되어 마직물의 생산이 감소한 관계로
마직물의 생산량에 따라 가격의 격차가 생기게 되었다.
따라서 현재의 가격 구조는 대마(大麻), 아마(Linen), 저마(苧麻)의 순으로 가격이 형성되어 있다. 이것은 섬유의
우열(優劣)에 따른 가격형성이라기보다는 생산량과 제사(製 絲)의 난이도(難易度)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수의에
쓰이는 재질은 자연섬유, 잘 썩는 섬유라면 괜찮을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꼭 삼베 수의가 아니라도 괜찮다는 뜻입니다.
삼베의 항균(抗菌)성과 항독(抗毒)성
일부 항균 처리된 직물을 삶거나 세탁 후에는 본래의 항균기능이 제거될 수 있는데 반하여, 삼베는 섬유자체에
변치 않고 유지되며 곰팡이 균을 억제하는 기능을 갖고 있는데, 예를 들면 물에 적 신 삼베 행주와 면 행주를
오랜 시간 따뜻한 곳에 놓아두면 면 행주에서는 곰팡이 균의 발생으로 쉰 냄새가 나지만 삼베행주는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삼베 구별법
태우면 흰 재를 남기며 가만히 타 들어간다. 입으로 불면 흰 재가 날아가며 타고 남은 재를 만지면
아주 부드러우며 뭉치는 것이 없다.
명주와 나일론 구별법
요즘은 직조기술의 발달로 명주(Silk)와 비슷한 제품들이 많다. 일반적인 구별 법은 태우는 방법이 있는데
연기는 누에 번데기 냄새가 나며, 타고 남은 재는 검은색을 띄며, 누르면 바스라 진다. 만약, 합섬 나일론 성분이 있다면
탈 때 녹아 내리며 불이 꺼진 후 입자가 딱딱해지며 부서지지가 않는다.
4. 국산 삼베가 귀한 이유, 비싼 이유?
삼의 줄기와 잎에는 테트라히드로카나비놀(THC)라는 마취성 물질이 함유되어 있어 환각작용을 하는 대마초로
악용되는 폐단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1976년에 법률 제 2895호로 발효된 대마관리법으로 재배 및 취급이
엄격히 규제되고 있다. 따라서 일부 특산지를 제외하고는 그 재배면적이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현재 삼베를 재배,
생산하는 우리나라의 특산지는 안동, 보성, 남해, 순창 그리고 일부 강원도 지방 정도다.
안동포 또는 삼베는 수가공 제품으로 섬유질이 우수한 대마로 만들며 발이 곱고 부드럽다.
안동포는 천연염료인 치자 열매로 염색을 한 안동 고유의 특산물이다.
삼베는 수분흡수가 빠르고 증발력이 좋으며 또한, 공기유통이 잘되며 여름의류 소재로서는 가장 시원하다.
그러나 가내수공업 형태로 생산되는 안동 삼베는 한 대의 베틀로 한 달에 2~3필 정도밖에 생산해내지 못하기 때문에 비싼 편이다.
그래서 안동지역에서도 주로 명주 수의를 선호하며(안동에서 98년 발견된 조선시대 여인 미이라에도 명주수의를 입고 있음)
혹, 잘 사는 집에서는 삼베를 섞어 쓰기도 하였는데, 남자는 도포, 여자는 원삼 정도만 안동포로하고 다른 부분은 명주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5. 중국산 삼베의 국내 유통현황
이렇게 국내 삼의 재배면적이 점점 줄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전통적인 관습에 따라
엄청난 수요가 있는 반면 공급량은 부족하기 때문에 대부분이 중국에서 수입되어지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때로는 중국산이 국산으로 둔갑되어 고가로 팔리고 있으며, 모시 등의 제품이 특별한 기능성을
갖춘 삼베제품으로 둔갑되어 판매되고 있다.
이런 악덕 상술이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전문가나 공인된 정부기관의 품질보증서 등이 없는 상태에서는
일반 소비자들이 이를 구분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 국산과 중국산의 차이점
질의 차이는 없지만 수입업자들이 싸게 사 들여와 국내산 가격으로 폭리를 취하는 게 문제점이라면 문제점 이다.
국내 삼 재배 실태는 파악할 수 없지만 삼베유통의 국산 점유율은 10% 이내이다.
현재 국내 삼 재배는 전남 보성 지역과 강원도 지방 등 일부 제한된 지역에서 이루어 진다.
따라서 현재 우리나라에 유통되고 있는 삼베 수의의 대부분은 원사를 중국에서 수입하여 국내에서 가공하여 판매하는 것들이다.
수의의 완제품을 수입해 오는 것은 국산이 아니지만 원사를 수입해 와서 국내에서 가공 유통 되는 것은 외제가
아닌 국산으로 인정된다. (예) 수입 밀가루 자체는 외제 이지만, 국내에서 가공한 라면이나 국수 등은 국산품 입니다.
요즈음에는 모든 수의에 원산지 표시를 하여야 유통시킬 수 있다.
6. 수의(壽 衣)의 구분
수의(壽衣)는 가진 수의(壽衣) 와 평 수의(壽衣)로 구분된다.
갖은 수의 = 격식을 갖추었다는 뜻으로 부속 류 일체를 갖춘 수의이다.
- 남자용(8가지) = 도포, 도포끈, 두루마기, 바지, 속바지, 저고리, 속저고리, 대님
- 여자용(6가지) = 원삼, 원삼끈, 적삼, 속적삼, 치마바지, 속바지
- 남여공용(10가지)= 장매(염포), 천금(이불), 지금(요), 베게, 허리띠, 면모(얼굴싸개), 고깔(머리싸개) 악수(손싸개),
버선, 오낭(조발랑이) 등으로 구분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방별, 가문별로 모양과 가짓 수가 약간 다르다. 대략 20가지 내외 정도로 구성되어 있다.
- 평수의 = 바지 저고리 , 치마 저고리등 극히 일부만 갖춘 수의로, 옛날 상민 이하 하류계층의 사람들이 이용하던 수의이다. 요즘에는 행려자 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에게 사용한다.
7. 수의를 미리 준비하는 이유
과거에는 장례기간이 보통 5일장이고, 잘사는 집은 9일장, 사대부는 25일장(踰月葬)등 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장례기간이 길어서 수의를 준비하는 시간이 충분하였지만, 요즈음은 거의가 3일장이므로 장례기간 중 수의를 준비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수의를 미리 준비해 놓는데 이것은 죽음을 삶의 끝으로 보지 않고 새로운 삶의 시작으로 보는 긍정적인 내세관 때문이다.
그리고 수의를 지어 놓았다는 말이 어른들 귀에 들어가면 효성이 지극한 것으로 여기게 되었다. 수의를 입을 당사자도 마음이
편안하기 때문에 수의를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예의이며, 상례라고 하였다. 수의를 준비하는 시기는 회갑이 지난 뒤 날을 정하여 한다.
날은 주로 윤년의 윤월, 윤년의 생일 달이나 청명월에 하는 것이 좋고 이것을 믿지 않는 사람은 날을 받아 했었다고 한다.
이렇게 윤년에 수의를 준비하는 이유는 윤월이 공월이며 남의 달 덤의 달 여벌 달이고 손이 없으며 탈이 없는 閑月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또한 미리 수의를 해놓음으로써 자손들은 여생이 얼마 남지 않으신 집안 어른을 더욱 공경하고, 효심으로 받드는 마음 가짐을
가질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의도가 있다. 이는 죽음을 대비하면서 여생에 대한 진실한 삶을 살고자 했던 조상들의 지혜라 여겨진다.
수의를 미리 준비해 두면
1) 장수한다?
수의를 미리 준비하면 건강하고 장수하신다는 이유는 근거가 있다. 생로병사의 자연섭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몸과 마을을 삼가기 때문이라고 한다.
윤달(윤년)에 수의를 마련해 두면 집안 어른이 무병장수하고 자손도 번창한다는 풍습이 있다.
2) 자손들의 효심을 끌어낸다.
현명한 부모님들은 자녀교육의 한 방법으로 나중에 "이 옷이 내가 죽으면 입을 옷이다." 라고 말씀하심으로써 자녀 분들의 마음속에 있는 효심을 끌어내는 역할도 해 왔다.
3) 경제적 부담도 많이 덜 수 있다.
4.) 수의 (壽衣)는 살아 생전에 부모님께 드리는 마지막 선물이다.
8. 수의를 보관하는 방법
미리 준비된 수의를 잘 보관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보관을 잘못하면 수의의 옷감이 상하고 자손 된 도리를 다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수의를 보관할 때에는 오동나무는 좀이 슬지 않으므로 오동나무 함에 수의를 보관한다. 또는 옷과 옷 사이에 좀약이나
잎담배를 창호지에 싸서 넣어 보관하기도 한다. 이외에 약쑥, 할미꽃 뿌리, 향을 넣거나, 냄새가 좋은 풀인 궁궁이잎을 넣기도 하며,
궁궁이와 형태가 비슷한 '청궁'을 사용하기도 한다. 반대로 냄새가 좋지 않는 '소독나무'를 넣어 나쁜 냄새로 하여금 벌레가 오지
못하게 하여 수의를 보관하기도 한다.
이렇게 보관해온 수의는 1년에 한번씩 맑은 공기와 햇빛에 노출 시켜 줘야 한다. 습도가 높은 장마철이 지나가면 날씨가 맑고
바람이나 습기가 없는 날에 자리를 깔고 널어서 거풍을 한 다음 거두어 다시 보관한다. 날은 음력 칠월 칠석날 거풍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만약에 이날에 비가 오면 일주일 뒤에 거풍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그러나 삼베로 수의를 제작하면 좀이 슬지 않으므로 거풍이 필요 없다고도 한다.
수의함을 정리할 때는 수의를 차곡차곡 개어서 집어 넣되 먼저 입히는 품목은 위에 놓는다. 나중에 입히는 품목을 밑에 놓아서 순서가 바뀌지 않도록 한다.
당사자 보다는 자손이 정성껏 보관하는 것이 자식 된 도리라고 하겠다.